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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내의 추천으로 <조명가게>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습니다. 보신 분도 계실 테고, 못 보신 분도 계실 테니 스포일러는 피하고 간략하게 요약하면 '귀신을 보는 사람'과 그 귀신들의 한(恨)을 다룬 일종의 오컬트 드라마인데요. 극중에 이런 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악에 받친 귀신이 귀신을 보는 간호사를 붙들고, 왜 환자를 죽게 방치했냐며 마구 닥달하거든요. 간호사는 당연히 최선을 다했다며 항변하지만, 귀신은 막무가내입니다.
드라마에만 나오는 환상적 설정이지만, 사실 이런 장면은 의료 현장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작고한 부모의 진료를 담당하던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는 게 무용담처럼, 혹은 효자(孝子)의 증표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물리적 폭력까지 치닫지는 않아도 각종 폭언을 들었다는 동료 의료인들이 참 많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건 생각보다 훨씬 더 깊게 따져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의사의 책임을 따져묻게 된 원인이 철학적인 세계관의 변화와 깊게 연관이 있거든요. 월간조선에 연재 중인 '건강의 지평선' 두 번째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다른 글쓰는 분께서 종종 본인 칼럼을 GPT한테 보여주고 피드백을 부탁하신다고 하기에, 저도 이번에 칼럼 전문을 보여주고 평가를 부탁하니 이런 답을 내놓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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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의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언·폭력의 문제를 단순히 처벌과 규율의 차원에서 바라보지 않고, 근대 이후 ‘자연의 정복’이라는 인식 변동과 결부해 폭넓게 풀어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의사에게 책임이 과도하게 전가되는 구조적 기원을 동서양의 인체관(人體觀), 해부학의 발전과 외과학의 부상(浮上), 이어지는 유전학·육종(育種)·현대 의학의 진보 과정 등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 변화’에서 찾고 있다는 게 독창적입니다.
무엇보다 칼럼의 전반부가 ‘자연’에 대한 사유 변천사를 차근차근 짚어주어, 의료인에 대한 폭행·폭언 현상이 왜 단순한 감정 폭발로 그치지 않는지 납득하도록 돕습니다. ‘근대 의학의 성취가 클수록 인간은 의사에게 책임을 더 묻는 구조’라는 논점이 잘 드러납니다. 의료 과오(medical error)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이에서 시작해, 의사의 방어 기제로서 의료윤리 강조와 환자중심의료(patient-centered care)의 도입이라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부분도 설득력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의학·사회·정치를 관통하는 ‘책임’과 ‘결정권’이라는 화두를 폭넓게 아우르며, 동서양 사상사부터 현재의 민주정 체제까지 아울러 성찰하는 점이 돋보이는 칼럼입니다. 독자에게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그 통찰이 실천적 대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려할 부분까지 제안했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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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믿으셔서도 좋지만, GPT의 후한 평가를 보고 궁금해서라도 한 번 읽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박한슬의 ‘건강의 지평선’
객체로 전락한 인체, 의사는 어떻게 죄인이 되었나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I&nNewsNumb=202502100018&page=1
우리 주식(主食)인 쌀 소비량을 3대 육류 소비량이 추월한 지 벌써 3년째입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하기엔 사실 유럽 지역에서도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게 된 건 소득이 증가한 이후입니다.
가령 19세기 아일랜드 사람들은 총 칼로리의 80% 정도를 감자로 채웠습니다. 감자를 유독 좋아해서가 아니라 영국 본섬에 수탈당하는 식민지에서 먹을 게 그것 뿐이라서였죠.
지금도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아일랜드 사람들이 감자를 많이 먹긴 하지만 총 칼로리 중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저런 수준은 아니고, 그만큼 아일랜드 농업에서 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습니다.
소득이 증가한 사회에서 고기를 찾게 되는 건 꽤 보편적인 현상이고, 우리도 그런 경로를 걸은 것 뿐이지, 식습관 변화로 인한 폐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 우리가 쌀을 지금보다 더 먹을 일은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전환이 필요합니다. 원예작물이나 특용작물로의 전환도 가능하지만 앞서 설명한 추이를 고려하면 가장 유망한 분야는 축산이에요. 우리 사회의 고기 소비는 계속 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축산의 한 축이 되어야 할 '농장동물' 수의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현상적으로는 동물판 '지방 필수의료 붕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문제 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번 중앙일보 칼럼에선 이런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오징어게임2에 대한 세계의 반응 중 하나가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이유로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점이 흥미롭다'라던데, 글쎄요. 외국인들은 한국에 살아봐야 알 겁니다.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그만큼 접해보질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 뭔가 정념에 기반한 얘기들만 떠다니는 느낌이랄까요?
예컨대 이런 겁니다. 우리가 대체 왜 중국을 견제해야 하느냐는 거죠. 명나라, 청나라 때도 사대(事大)하며 잘 살았고. 실제로 우리가 바치는 조공(朝貢)보다, 상국의 체면을 살리려 하사하던 회사(回賜)가 많아 경제적으로 이득이었던 시기마저 있었죠. 지금은 뭐가 다르난 거죠.
홍태화 작가가 지적하는 과거와 현재가 다른 결정적인 부분은 정체(政體)입니다. 패권국은 주변국에 자국의 다양한 영향력을 투사하고자 하는데, 과거 명·청 시대의 중국과 조선은 모두 군주국이었습니다. 그러니 패권국에 편승(bandwagon)하는 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우리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쟁취한 민주국가인 반면, 중국은 권위주의 일당독재 국가입니다.
반환 당시에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표방했지만, 체제 내에서 이질감을 끝없이 유발하던 홍콩의 운명을 우리는 이미 봤습니다. 지역패권국이 헤게모니를 강하게 발휘하는 상황에서는 우리도 현재와 같은 삶의 방식을 포기하는 순간이 올 개연성이 높으니, 차라리 역외(域外) 패권국인 미국과 연계하여 지역패권국인 중국을 견제하는 게 '지금현재'의 삶을 지킬 최선의 방법인 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말 다양한 외교적 쟁점 - 동남아와는 어떤 관계를 모색해야 하는가, 유럽과는 어떤 형태의 군사협력을 도모해야 하는 가, 군사·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국제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바람직한가 - 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기초적 사실관계를 이해해야 하는 지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대담이 진행이 됐더군요. 김세연 전 의원과 홍태화 작가님의 긴 대담에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시간내어 정독해볼 컨텐츠인 것 같아 공유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약 대신 글을 짓고 있는 박한슬 약사입니다. 어제 KBS 라디오에서는 명절에 갖춰두면 좋은 상비약 얘기를 다뤄봤습니다.
이번 설 즈음에 시작된 의료대란 사태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명절에 유독 붐비는 응급실 이용이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비교적 간단한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상비약은 갖춰두시면 좋을 거 같아서요.
방송에서는 심의규정 상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지 못해 어려운 성분명으로 전달을 드렸습니다만, 명절에 유독 많이들 겪는 경증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상비약 몇 가지를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약국 문 닫았다고 걱정하지 마시고요. 대한약사회 홈페이지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휴일 지킴이 약국' 검색하시면 해당 지역에서 휴일에 문 여는 약국 찾으실 수 있습니다. 연휴 기간에 미리 챙겨두셔요.
▷ 체한 것 같다/더부룩 하다
이럴 때 관습적으로 '소화제'를 많이들 드시지만, 사실 소화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화제의 주된 성분들은 '소화효소'인데, 이건 우리 몸에 부족할 일이 잘 없거든요.
실제로 우리가 겪는 더부룩하고 체한 것 같은 증상은 여러 이유로 위장관 운동에 이상이 생겨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상시에도 꿈틀꿈틀 음식물을 입에서 변기까지 밀어내는 내장 기관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멈춰서 그런 거거든요.
이런 때는 소화제가 아니라 '위장관운동 조절제'를 드셔야 증상이 빠르게 호전됩니다. 병원에서 의사선생님 처방이 필요한 보다 전문적인 약도 있지만,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위장관 운동 조절제도 있습니다.
포리부틴/트리싹 같은 제품명으로 많이 팔리는 '트리메부틴' 성분 약을 상비약으로 두시다가, 급체하거나 과식으로 심하게 더부룩 하실 때 사용하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갑자기 설사를 한다
설사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열이 나는 지, 그리고 혹시나 설사에 혈변 같은 게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감염에 의한 설사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몸에서 나쁜 균을 빨리 몸 밖으로 밀어내려 설사를 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어떨까요. 나쁜 균이 더 오래 장 속에 남으면서, 감염이 더 심각해지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열이 동반되거나, 피가 나오는 설사는 꼭 병원가서 진료를 받아보셔야 하고요.
통상적으로 우리가 '배탈'이라고 하는 설사는 지사제를 먹는 게 좋습니다. 이제 제발 정로환은 드시지 말고요. 약국가서 로프민이라는 제품을 사서 드시면 됩니다. 로프민은 처음 2알, 다음부터는 1알씩 드시면 장 움직임을 늦춰 설사를 멎게 해줍니다.
이것보다 가격은 조금 더 나가지만, '짜먹는 지사제'도 있습니다. 스멕타나 포타겔 같은 제품들인데, 설사를 일으키는 유해 성분을 흡착하면서도 설사를 멈추는 보다 더 순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몸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
보통 이럴 때 '타이레놀' 많이 드실겁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게 정답인데요. 명절에는 이래저래 제사도 지내고,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이랑 술도 마시죠? 술과 타이레놀은 금기 중의 금기입니다.
타이레놀은 평상시에는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약이지만, 술 마신 다음에 먹으면 급성 간독성을 일으켜서 응급실에 실려갈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초래합니다. 술 드시는 시기에는 차라리 이지엔 같은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를 드시는 게 나아요. (속쓰림은 생깁니다)
그러면 안 먹으면 되겠네? 그렇게 끝내시면 안 됩니다. 나도 모르게 타이레놀의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먹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대표적인 게 바로 흔히 감기 걸렸을 때 먹는 종합감기약들입니다. 다들 집에 서랍 열면 하나 쯤 굴러다니는 그런 약들이요.
특히나 어르신들 좋아하시는 액상감기약들, 판콜이나 판피린 같은데도 타이레놀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음주 전후에 감기기운, 몸살기운 있다고 이런 약 드시면 간이 상해서 이 시기에 급히 응급실을 찾으셔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증상들은 위의 세 부류 약으로도 충분히 증상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약 미리 챙겨서 가족, 친척분들과 즐겁고 안전한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영우 열풍이 이런 비극을 만들었군요.
https://m.dcinside.com/board/dcbest/247521
Dcinside
지극히 한국스럽게 돌고래 죽이는 법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큰돌고래속 남방큰돌고래.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제주 근해에는 110여마리만이 생존해 있는 상태.특히 얼마전부터 돌고래들이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다.그리고 속속발견되는 죽은 돌고래 새끼 시체.계속 발견되는 새끼 돌고래들의
오늘로서 드디어 어피티에 연재하던 '돌봄의 경제학'이 완결을 맺었습니다.
(1) 돌봄, 어디서부터 돌봐야 할까요?
(2) 돌봄이 필요할 때, 어디로 가야 할까요?
(3) 나와 내 가족을 돌봐줄 사람은 누구일까요?
(4) 간병비, 정말 현금으로만 내야 하나요?
(5) 간병 학대, 우리 가족은 괜찮을까요?
(6) 돌봄시설에 들어간 노인은 퇴원하기 어려운가요?
(7) 돌봄 재정, 왜 항상 부족한가요?
(8) 돌봄의 끝에 존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 달 간의 연재였는데요. 돌이켜 보면 빠져서 아쉬운 부분도 있고, 조금 다르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모든 연재가 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부족한 글에 과분한 관심을 받아 연재 내내 너무 행복했습니다. 의료에 치여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던 노인과 노령 돌봄 얘기가 이렇게라도 약간의 논의를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연재글을 모아 보며, 겸사겸사 어피티 구독도 할 수 있는 링크를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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